목포 도심 목포역에서 내려 걸어서도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유달산(228m)은 해발 높이는 낮지만, 그 상징성과 아름다움만큼은 전국의 그 어떤 명산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는 말로 표현되는 유달산은 역사·전설·풍경·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목포의 정신적 구심점이자 남도 문화의 보고입니다.
‘유달산’이란 이름에는 애틋한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고승이었던 보조국사 지눌이 이 산을 지나며 “유(儒)와 달(達), 곧 모든 이들이 도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는 산”이라 하여 ‘유달산(儒達山)’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또 다른 전설에서는 이곳이 용왕의 딸과 선비가 슬픈 사랑을 나눈 곳으로 전해지며, 그래서인지 유달산은 지금도 낭만과 이별, 기다림의 장소입니다. 삼학도의 전설을 낳은 유달이라는 청년과 세처녀의 이야기도 유달산에 살아있습니다.
일등바위: 유달산 정상부의 대표 명소. 이 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목포항과 다도해의 풍경은 ‘일등’이라 불릴 만한 절경입니다.
노적봉(蘆積峰):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 볏짚을 쌓아 군량미처럼 보이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바위봉우리.
이훈동 정원: 한국 근대식 정원의 하나로, 유달산 자락에 펼쳐진 아름다운 정원. 박정희가 숙박한 곳으로도 유명.
달성사와 반야사, 보광사: 불교 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사찰. 참선과 사색의 공간으로도 좋습니다.
목포 근대역사관 및 유달유원지: 산 주변으로 목포의 근대사와 일제강점기 문화유산이 밀집해 있습니다.
전망대 케이블카: 유달산과 고하도를 잇는 국내 최장 해상 케이블카를 타면 바다 위를 나는 듯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유달산은 단순한 자연 경관지에 머물지 않습니다. 김우진, 김현승, 박화성 같은 문학인이 사랑했던 곳이며, 수많은 화가들과 음악가들의 창작 공간이었습니다. 지금도 매년 봄이면 유달산 꽃 축제, 가을에는 목포문학제 등이 열리며, 시민들과 관광객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의 산으로 활기를 띱니다.
유달산을 오르는 길은 완만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산길 곳곳에는 기념비와 시비, 정자와 쉼터들이 있어 목포의 역사와 문화를 천천히 음미하며 걸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석양이 질 무렵의 유달산은 남도 여행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유달산은 목포 사람들의 삶과 애환, 남도의 정서와 예술, 항구 도시의 정체성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오늘 유달산에 오른다는 것은, 그 모든 이야기의 한복판을 걷는 것입니다.
(전라남도지정관광가이드회 조영인대표)